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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안 쓰는 밥솥에 숙주 기르기/숙주 키우기(숙주나물)

숙주(숙주나물)를 먹고 싶은데 막상 사려고 하면 약물을 주고 키우진 않았는지, 위생은 또 어떨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콩나물도 마찬가진데요. 그래서 가끔씩 직접 숙주 기르기를 하게 되었어요. 막상 집에서 숙주 기르기를 해보면 녹두를 준비해 물만 잊지 않고 주면 되니까 비교적 간단하게 숙주(숙주나물)를 얻을 수 있어요. 

 

이렇게 집에서 직접 키워 먹는 숙주(숙주나물)는 무엇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좋고요.먹을 만큼만 키워 먹을 수 있어 금세 상해버린 숙주를 버리는 일도 줄일 수 있어요.숙주 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단 포장을 뜯은 숙주는 냉장고에 보관해도 금방 상하기 일쑤잖아요.

 

숙주 기르기 준비사항

- 재배 도구
- 불린 녹두
- 가제손수건(키친타올)
- 어두운 천

더 이상 쓰지 않는 밥솥

1 숙주를 기르기 위한 재배 도구가 필요해요

숙주 기르기 혹은 숙주 키우기는 다양한 재배 도구를 가지고 시도해볼 수 있어요. 저렴한 가격에 숙주(숙주나물) 재배기를 구입해 사용할 수도 있고, 물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화분을 이용하기도 해요. 또 구멍바구니, 일명 구녕바구니(feat. 박막례 할머니)를 쓰기도 하죠. 그리고 페트병을 이용해 숙주 기르기를 하는 분들도 계세요.

 

무엇을 사용하든 숙주 키우기의 원리는 같고, 대개는 잘 자라기 때문에 지금 집에 있는 것 중에 숙주 기르기에 사용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찾아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전에 플라스틱 화분을 이용해 숙주 키우기를 해본 적이 있는데, 이때도 숙주나물이 참 잘 자랐어요. 한데 이번에는 빈 화분이 없어 더 이상 쓰지 않는 전기밥솥을 이용해봤어요. 밥솥 안에 들어가는 찜 바구니가 마침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 숙주 기르기에 제격이겠더라고요.

 

이미 발아를 시작한 녹두
사용할 녹두 양 정하는 방법

2 녹두를 물에 푹 불려주세요

숙주 기르기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물에 녹두 불리기예요. 가급적 유통기한이 많이 남아 있는 신선한 녹두를 사용하고요. 숙주를 기르기 위한 숙주나물용 녹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 마트에서 일반 녹두를 구매하면 돼요. 

 

준비한 푸른빛의 작고 단단한 녹두를 하룻밤 물에 푹 불려주면 되고요. 녹두가 잘 불으면 보통 두 배에서 세 배 정도 부피가 늘어나요. 만약 녹두 한 컵을 불렸다면 최소 두 컵 많게는 세 컵까지 녹두가 불어나게 되는 거죠. 숙주 키우기를 할 때는 이 점을 꼭 고려해서 사용할 녹두의 양을 정해야 하는데요. 

 

숙주재배기나 화분, 구멍바구니, 저처럼 밥솥 등 무엇을 이용하든지 되도록 녹두의 양을 많이 잡지 않는 것이 좋아요. 숙주 기르기 도구의 크기에 비해 녹두 양이 많으면 녹두가 한 층으로 고르게 펼쳐지지 못하고 서로 겹쳐 쌓이는데, 이렇게 되면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는 녹두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거든요.

 

해서 숙주 키우기 녹두의 양을 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선택한 재배 도구에 미리 녹두를 깔아보는 거예요. 그리고 위에서 말한 대로 녹두가 물에 불으면 부피가 두 배쯤 늘어날 거니까 그것까지 고려해서 녹두의 양을 결정하면 돼요. 간단히 말해 재배 도구의 절반쯤 채워지는 양이면 적당한 거죠(사진 참고).

 

녹두가 하룻밤 동안 물에 잘 불으면 작은 꼬리 같은 새순이 벌써 생긴 걸 확인할 수 있어요. 혹 아직이라면 좀 더 불려주시면 돼요. 그리고 불린 녹두 아래 깔아줄 가제손수건(키친타올)과 빛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할 어두운 색 천도 준비해주세요.  

 

 

본격 밥솥에 숙주 기르기   

- 물주기: 아침, 점심, 저녁, 잠 자기 전 
- 위치: 볕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 
- 재배기간: 3~7일(선택 가능)
- 온도: 실온

이제 숙주 재배 도구와 불린 녹두가 준비되었다면 본격적으로 숙주(숙주나물) 기르기를 시작하면 돼요. 저는 밥솥을 이용했으니까 밥솥을 기준으로 설명할 건데요. 여러분이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아래 내용 참고하시면 되겠어요. 

 

브리타 정수기로 정수해 물주기

1 첫날 아침(시작)

밥솥에 찜 바구니 올리고 가제손수건도 평평히 깔아주고서 불린 녹두를 최대한 고르게 펴주었어요. 제 밥솥은 지름 22센티로 녹두 반 컵(불린 녹두 한 컵)이 적당량이었어요.

 

저는 가제손수건을 사용했지만 키친타올로 대신해도 괜찮아요(일반 화장지는 no no). 다음으로는 가제손수건으로 녹두를 잘 덮어주고 손수건이 젖도록 물을 충분히 골고루 부어주었어요. 물을 주고 난 후 밥솥 안으로 떨어진 물은 오염이 생길 수 있으니 그냥 두지 말고 바로바로 버려줘야 하고요. 

 

이렇게 숙주나물에 물을 줄 때는 수돗물을 사용해도 되지만 이왕이면 생수가 좋겠죠. 저는 브리타 정수기를 이용해 정수한 물을 사용했어요. 브리타가 있으니까 숙주 기르기 할 때도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브리타 정수기는 뭐다? 이 시대의 생활필수품이다 :) 브리타 정수기 사용법 및 사용후기는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2021.03.29 - [슬기로운] - 꼼꼼하게 정리한 브리타 정수기 사용법 (feat. 사용 후기)

숙주 키우기를 위한 물주기는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잠 자기 전 이렇게 하루 네 번씩 챙겨주세요. 어두운 곳에서 숙주 키우기를 해야 예쁜 노란 빛깔의 숙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되도록 집 안에서 볕이 들지 않는 곳을 찾아주시고요. 

 

2 둘째날 아침

어제 하루 제때 물 챙겨주고 둘째날 아침이 되자 숙주(숙주나물)가 벌써 꼬불꼬불한 자라 있어요. 전에 키워봐서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숙주는 참 잘 자라는 아이가 맞아요. 보통 집 안에서 실내식물 키울 때는 볕 가지고 이런저런 생각해야 하는데 숙주는 천으로 덮어두고 어둑한 곳에 그냥 밀어두고만 있어도 너무 잘 자란다니까요. 

 

3 셋째날 아침

밥솥에 숙주 기르기 셋째날은 둘째날에 비해 숙주가 두 배쯤 자랐어요. 숙주가 키가 자라면서 가제손수건을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제가 사용한 찜 바구니가 밥솥 안에 깊게 자리잡는 애가 아니라서 젖은 가제손수건이 덮어준 천을 적시는 상황이 되었어요. 이럴 때는 구멍바구니를 활용하면 좋아요. 구멍이 있어 공기가 잘 통하면서도 천이 젖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숙주가 높이 자랄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되고요. 

 

저는 숙주를 오래 기르는 걸 좋아하지 않고 웬만큼 자랐을 때 바로 먹는 걸 선호해서 이날 바로 수확할까도 생각했지만 줄기가 조금만 더 성장하도록 하루 더 기다리기로 했어요.

 

4 넷째날 아침(수확)

숙주 기르기 넷째날은 숙주나물 키가 확실히 커졌어요. 원하는 만큼 컸기 때문에 저는 이날 숙주를 수확했어요. 숙주의 재배 기간은 각자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저처럼 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기를 수 있어요. 제가 숙주 키우기 기간을 짧게 잡는 이유는 컨디션이 좋은 숙주를 얻기 위해서예요. 

 

재배 기간이 길어지면 숙주 뿌리가 검게 변하는 등 컨디션이 살짝 안 좋아지기도 하더라고요. 또 숙주 기르기를 하는 동안 습도를 유지하려다 보니 가제손수건이 계속해서 축축하게 젖어 있어 자칫 안 좋은 냄새가 생기기도 하고요.  

 

한데 이 재배 기간은 숙주 키우는 환경에 따라 숙주의 성장 속도가 다를 수도 있으니까 자라는 상태를 보고 판단하시면 될 것 같아요

 

숙주가 붉거나 쓴맛 나는 이유 

숙주는 보통 노란빛을 띄는데요. 간혹 푸른빛이 돌거나 콩 부분이 붉어질 수 있어요. 이는 숙주가 자라는 동안 빛에 노출되었기 때문이에요. 집에서 숙주를 기를 때는 아무래도 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고 그래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먹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요. 

 

또 하나 숙주에서 쓴맛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역시 같은 이유에요. 본래 숙주가 약간의 쓴맛을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번에 숙주 기르기를 할 때 다소 얇은 천으로 덮어줬더니 싹에 희미하게 푸른빛이 돌면서 맛도 약간 씁쓸하더라고요. 한데 이 쓴맛은 숙주(숙주나물)가 익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숙주 색이 변하는 것과 숙주의 쓴맛을 잡고 싶다면 숙주 키우기를 진행하는 동안 빛 단속에 좀 더 신경 써주시면 되겠어요. 아래 사진은 이번에 수확한 숙주로 만든 숙주 야채볶음이요 :) 여러분도 숙주 재미나게 길러서 맛있게 활용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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