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혹시?(생리전증후군 경험담)
한 달에 한 번 빼먹지 않고 찾아오는 생리통보다 더한 고통을 주는 것이 생리전증후군이에요. 가슴 통증과 팽만감, 아랫배 당김과 같은 신체적인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대해서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이제 익숙해질 때도 돼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있어요. 거의 매달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가끔은 건너뛰는 것도 같고요.
한데 심리적 혹은 정서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은 사정이 많이 달라요. 이십대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고 차츰 나이가 들면서 증상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그게 생리전증후군인지도 몰랐어요.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평소와 달리 무기력한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저 아래로 끝도 없이 떨어졌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처음 얼마간은 내가 그냥 좀 우울한가보다, 스트레스 받았나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자꾸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었어요. 가만 보니 매달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증상이 찾아왔고요. 계속해서 방치만 하다가 제가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건 불과 3~4년 전이에요.
혼자 이유 없이 우울한 것도 힘들지만 그런 감정 상태로 타인을 대하는 건 더욱 힘들더라고요. 알 수 없는 우울함과 무력감이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 바로 이 지점이 생리전증후군에 관한 저의 터닝 포인트였어요.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대해 막연하게만 알고 있으면서 매달 마음이 괴로운 채로 이런저런 트러블을 겪을 것이 아니라 생리적증후군 증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치료법이나 예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로 마음먹은 거죠.
저는 신체적인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아요.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그런 정도였어요. 문제는 위에 얘기한 것처럼 심리적인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대처하는 것이었고, 전과 비교해 현재는 많이 호전됐다고 생각해요.
생리전증후군 증상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기분이 또 다시 바닥을 칠 때 그 원인이 뭔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차이가 확실히 커요. 심리적(정서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면
‘오늘 아침 내 기분이 이렇게나 우울한 건
생리전증후군 증상이야.’
‘이렇게나 만사 귀찮고 자꾸 짜증나는 것도
생리전증후군 증상이야.’
‘지금 참을 수 없이 화가 치미는 것도 다
생리전증후군 증상이라니까.’
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우울과 짜증, 분노에 휘말리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어요.
생리전증후군이 뭐죠?
생리전증후군 혹은 월경전증후군은 생리(월경)가 시작되기 전에 심리/정서적,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말해요. 대개의 경우 생리 시작 2~10일 전에 발생하며 일단 생리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게 보통이에요. 영어로는 Premenstrual Syndrome, 줄여서 PMS라고 해요.
생리전증후군 증상은?
위에 이야기한 대로 생리전증후군은 심리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데요. 먼저 신체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으로는 가슴(유방) 통증과 팽만감,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 두통, 요통, 미열, 졸음, 변비 등이 있고요.
대표적인 심리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으로는 우울, 무기력, 불안, 분노, 긴장, 감정기복, 집중력 저하 등이 있어요. 단, 생리전증후군 증상은 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모두 다르며 한 개인의 경우에도 매달 그 증상이 달라질 수 있어요.
생리전증후군은 심각한 질병인가요?
다행히 생리전증후군은 나만 앓고 있는 건 아니에요. 통계에 따르면 생리를 하는 여성의 90퍼센트가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경험한다고 해요. 개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와 양상은 다르지만요. 저는 신체적 증상은 이십대, 심리적 증상은 삼십대에 각각 시작되었어요.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대다수의 여성이 경험한다는 점, 그리고 매달 반복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생리가 시작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게 보통이니까요)을 고려하면 아주 심각한 질병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해요.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겪는 여성의 약 5퍼센트는 전문가의 치료를 요하는 수준의 불편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저 역시 심리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이 일상에 파고드는 게 괴로워서 약물치료를 고려했던 적이 있어요.
왜 생리전증후군이 생기나요?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생리전증후군 증상의 원인은 뭘까요? 대체 왜 이런 증상이 발생해 매달 우리를 괴롭히냔 말이죠. 안타깝게도 생리전증후군의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요. 여성의 대표적인 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죠.
생리전증후군 치료법(예방법)은?
바로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생리전증후군 증상이 나타나는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질환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심리적인 문제 해결과 생활습관 개선에 초점을 맞춰요. 그것으로 부족할 만큼 심각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요.
전문가를 만나 약물 치료를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생리전증후군 증상이 맞는지 스스로 점검한 후(생리 전 약 일주일간의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최소 3개월간 기록) 생활습관을 통해 자가치료를 시도해보세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안내하는 생리전증후군 증상 자가치료법은 아래와 같아요.
첫째 스트레스를 피한다.
둘째 가벼운 운동을 한다(요가, 필라테스 등).
셋째 뜨거운 물로 목욕한다.
넷째 기름진 음식 대신 탄수화물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
다섯째 음식의 짠맛을 줄인다(저염식).
여섯째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다(커피, 홍차, 콜라, 초콜릿 등).
일곱째 비타민B6를 섭취한다(콩, 견과류, 당근, 시금치, 우유, 연어 등).
이러한 자가치료법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약물 치료를 하게 되면 신체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대해서는 진통제를, 심리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에 대해서는 항우울제나 호르몬 조절제 등을 처방받게 돼요. 특히 우울이나 분노, 짜증과 같은 심리정서적 증상은 오래 방치할 경우 만성적인 질환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있어 약물 치료를 적절히 해주는 것이 좋아요. 이때 사용되는 약물로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인 SSRI(우울증 치료제)가 대표적이에요.
처음에 이어 제 이야기를 좀 더 해보고 글을 마무리할까 해요. 저는 생리 전에 나타나는 신체적, 심리적 증상들을 통해 제가 생리전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걸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고요. 특히 우울과 같은 심리적 생리전증후군의 심각성 때문에 약물 치료 직전까지 갔던 경험이 있어요.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라도 약물 치료를 시도할 마음이 있고요.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이 증상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1 (심리적) 생리전증후군 증상을 확실히 인지, 이해, 인정한다.
2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건 생리주기에 따른 심리 변화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물론 이미 감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상황에서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감정이 내 의지와는 별개로 움직이니까요. 하지만 최대한 의지를 끌어올려 반복해서 스스로에게 말하고 알려주면 분명 효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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