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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히스타민(histamine)이란? 히스타민 증후군 / 히스타민 음식

 

 

히스타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토피 피부염 때문이에요. 심하게든 소소하게든 늘 가려움과 염증을 달고 있고 항히스타민제를 두 달에 열 알 정도는 복용했던 것 같아요. 그래 내 몸은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줘야 하는 몸이구나, 가만있자 근데 히스타민이란 게 대체 뭐지? 했던 거지요. 아토피로 고생한 세월이 얼만데 참 뒤늦게도 히스타민에 대해 알아볼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히스타민 증후군 혹은 히스타민 과민증에 대해 알게 됐고, 또 무엇보다 히스타민 음식, 그러니까 히스타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 따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히스타민 음식 리스트를 처음 접했을 때 경악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뒤에 차차 이야기하겠지만 귀찮아서, 무심코, 혹은 일부러 챙겨 먹던 음식들이 히스타민 음식 탑5 안에 다 들어 있던 거죠. 대표적인 히스타민 음식은 당연히 손절한 상태지만, 일일이 피하려니 사는 게 참 피곤하다 싶을 때 혹은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식사할 때는 간혹 눈 질끈 감고 먹곤 합니다. 아무튼 히스타민에 대해 공부한 후로는 음식을 먹을 때 히스타민 음식 리스트가 먼저 눈앞에 떠오르는 걸 피할 수 없게 돼버렸어요. 자 이제 그럼, 히스타민이란 게 대체 뭔지, 히스타민 증후군은? 히스타민 음식에는 무엇이 있는지 두루두루 정리해보도록 할게요. 

 

 

 

 

 

히스타민(histamine)이란?

히스타민이란 우리 몸이 외부 인자(세균이나 먼지 등 이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이에요. 즉, 몸에 침투하는 독소를 제거하려고 분비되는 방어 물질인 것이죠. 식균세포가 몸속에서 해로운 균이나 이물질 등을 흡수해 직접 소화 및 분해시키는 것과 달리, 히스타민은 외부 인자가 침입한 부위를 붓게 하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등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에요(아토피 있는 분들은 공감하실 테지만 염증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아주 지긋지긋해요). 

 

히스타민은 피부, 장막, 점막, 혈관 등에 분포하는 비만세포와 백혈구의 하나인 호염기구(호염기성 백혈구)에서 생산 및 분비되며, 체내에 존재하는 디아민 옥시다아제 효소(diamine oxidase, DAO)에 의해 분해돼요.

 

 

 

 

 

히스타민 증후군

히스타민이 체내에서 과잉 상태가 될 때 나타날 수 있는 광범위한 증상이 바로 히스타민 증후군이에요. 히스타민의 과잉은 첫째, 히스타민 분비 세포가 자극되었을 때 둘째, 히스타민 분해 효소가 결핍되었을 때 셋째, 히스타민 음식(히스타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너무 많이 먹었을 때 발생할 수 있어요.

 

부연하자면, 히스타민 분비 세포의 자극은 알레르기성 원인과 비알레르기성 원인에 의해 발생해요. 이 가운데 알레르기성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건 음식이나 집먼지진드기가 대표적이고요. 비알레르기성 원인은 음식, 스트레스, 세균, 환경호르몬, 환경 변화, 각종 염증 질환 등 굉장히 다양한 편이에요. 히스타민 분해 효소(DAO)의 결핍은 유전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히스타민 분해 효소의 작용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할 수도 있어요. 

 

이런 히스타민 과잉은 피부, 중추신경계, 심혈관계, 위장관계, 호흡기계, 생식기계 등 우리 몸 전반에 걸쳐 좋지 않은 각종 증상을 유발시키는데요. 피부에 나타나는 히스타민 증후군으로는 가려움, 두드러기, 안면홍조 등이 있고, 위장관계에 생기는 대표적인 히스타민 증후군으로는 복통, 설사, 복부팽만 등이 있어요. 호흡기계 히스타민 증후군으로는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있는 비염이나 기침이 있고, 월경통이나 빈뇨, 부정맥, 저혈압, 두통, 오심, 불면증 등도 히스타민 증후군 예시로 들 수 있어요.

 

 

 

 

히스타민 음식

서두에 이야기한 대로 항히스타민제를 오래 복용해오고 있는 터라 다른 건 몰라도 히스타민 음식에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히스타민 증후군을 최소화하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히스타민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식품의 히스타민 함유량 순위>

1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
2 캔참치
3 고등어
4 삼치
5 돼지고기
6 꽁치
7 시금치
8 녹차
9 오렌지
10 땅콩
11 토마토
12 치즈
13 바나나
14 커피
15 초콜릿
16 맥주
17 우유

 

 

 

 

 

 

언론을 통해 알려진 히스타민 함유량 순위는 위의 표와 같아요. 저의 경우, 좋을 거라고 생각은 안 했지만 조리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소시지나 캔참치를 즐겨 먹었어요. 생선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고등어, 삼치, 꽁치 가릴 것 없이 많이 먹었고요. 토마토는 몸에 좋다는 생각에 늘 집에 떨어지지 않게 챙겨두었고, 바나나 역시 과일 중에서는 가장 자주 먹었죠. 항히스타민제를 먹는 사람이 히스타민 음식을 골라 먹은 셈이어서 정말 충격이었어요. 이 외에도 아보카도, 파인애플, 가지, 어묵, 땅콩과 캐슈넛 등 견과류, 그리고 김치나 치즈, 장아찌류를 비롯한 각종 발효 음식도 히스타민 음식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히스타민 음식은 자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목록을 보다보면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못 먹는 것이 훨씬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흔히 몸에 좋다고 알고 있던 음식도 히스타민 과잉인 사람들에겐 독이 될 수 있기도 하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따를 순 없으니 최소한 본인의 평소 식단에서 히스타민 음식을 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빼는 것이 방법이지 싶어요. 저는 소시지와 캔참치는 완전히 끊었고요. 견과류 역시 손절. 토마토와 바나나는 되도록 먹지 않고 있어요.

 

한편 천연 항히스타민제 역할을 하는 음식도 있는데요. 케르세틴 성분이 풍부한 사과와 강황이 히스타민 반응을 줄여준다고 해요. 신선한 올리브 오일이나 코코넛 오일 등도 도움이 되고요.  

 

 

 

 

 

 

 

 

저는 히스타민과 히스타민 증후군에 대해, 그리고 히스타민 음식에 대해 안 후로 식단 조절에 꽤 힘을 썼고 체감상 아토피가 많이 좋아진 거 같아요. 제 경우 아토피 피부염이 주로 발과 다리에 집중되는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항히스타민제 복용 횟수도 급감했어요. 가려움이나 염증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약을 바를 필요도 먹을 필요도 점점 없어진 거죠. 백 퍼센트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살 만하다고 느끼는 그런 정도요.

 

어떤 이유에서 내 몸이 히스타민 과잉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히스타민 증후군에서 멀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히스타민 음식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 같아요. 저처럼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각종 히스타민 증후군 때문에 고민이라면 히스타민 음식을 확인하고 식단 관리에 신경을 써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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